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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언더그라운드, 라이언 레이놀스 x 마이클 베이

by 무엇이든 읽음 2021.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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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언더그라운드 포스터

모두 다 터뜨려버리는 폭발의 장인, 마이클 베이는 스크린마저 날려버렸다

6 언더그라운드는 스스로의 기록을 모두 삭제하고 고스트로 다시 태어난 정예요원 6명이 억만장자가 만든 팀에 들어가서 독재자를 처단한다는 내용의 성인용 액션 영화다. 이 영화의 감독이 무려 폭발의 장인, 슬로 모션의 예술가 마이클 베이이다. 사실 영화의 줄거리는 첫 한 문장이 전부이다. 이 정도 규모의 영화가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 전용 영화로 개봉한다는 것은 넷플릭스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 주었다. 이 작품을 개봉하는 그 사이 기간에 딱히 마이클 베이가 폭발을 시킨 영화들이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얼마나 이 영화에서 다 날려버리려고 벼르고 있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제작비로 1억 5천만 달러를 썼다. 넷플릭스 사상 최대 규모다. 다만, 다른 영화 리뷰에서도 말한 적이 있지만, '강'과 '강'이 만나서 계속되면 영화를 보는 관객들 입장에서는 금방 물려버리는 단점이 있는데, 이런 것이 초반 카 체이싱 신에서부터 드러난다. 처음에는 부서지고, 날아가고, 터지는 장면들이 시원시원하다가도 금방 '계속 터지고 부서지네'이런 생각 이상이 들지는 않았다. 액션 영화의 특성상 개연성 있는 스토리를 기대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이번 영화에서 마이클 베이 감독은 서사도 놓치지 싫어하는 뉘앙스를 여러 편집점에서 주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오히려 머리를 비우고 액션과 화려한 영상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을 방해했다. 

이제는 작은 화면에 맞는 작품들을 고려할 때

이 작품의 감독이 마이클 베이라는 것을 알게되면 두 가지 우려가 생긴다. 그간 트랜스포머, 범블비, 아일랜드, 나쁜 녀석들, 더 록, 마이애미 바이스 등 화려한 영상미와 거대한 액션 등을 특기이자 강점으로 갖고 있던 그가 넷플릭스 영화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그리고 영상미를 뒷받침하는 사운드는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OTT로 TV나 모니터 같은 큰 화면보다 휴대전화나 기껏해야 아이패드 정도의 타블릿의 화면으로 감상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기기를 통해서 감상하는 관객들 입장에서는 스크린을 가득 채우는 화려한 장면이라고 해도 9인치를 넘기기 어렵다. 가득 채운 화면이 손바닥 크기라는 것은 영상에 그렇게 돈을 쏟아 붙고, 차와 배와 비행기를 폭발시켜도 관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도는 제작자의 노력의 100분의 1 정도나 될까 하는 걱정이 생긴다. 사운드 역시 마찬가지이다. 밀폐된 공간에서 최상의 사운드를 모든 객석에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는 극장이 아닌 PC의 스피커나 이어폰, 많이 준비한 경우 헤드셋 정도를 착용하고 관람하는 넷플릭스 영화의 특성상 얼마나 웅장하고 거대한 폭발음과 자동차 배기음을 즐길 수 있을까 싶다. 나만해도 영화를 보는 동안 너무 큰 폭발음이 나는 장면에서는 볼륨을 줄이고, 잠시 이어폰을 빼거나 했다. 감독이 의도한 사운드가 관객들에게 모두 전달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영화의 패권은 넷플릭스를 위시로 한 디즈니 플러스 등 OTT로 넘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에 그래 왔던 방식, 잘 먹혔던 방식으로 계속해서 작품을 생산해 내는 것은 '그' 마이클 베이의 이름에 흠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6명이라서 너무 많았던건가? 조금 적은 인원으로 3 그라운드 정도면 좀 집중이 되었을까

라이언 레이놀스도 데드풀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아이언맨이다. 스칼렛 요한슨은 블랙위도우다. 라이언 레이놀스는 당연히 데드풀이다. 그들은 이미 전 세계의 팬들에게 '그' 캐릭터로 각인되어 있다. 어떤 시대적 배경이 다른 영화나 어떤 독특한 캐릭터를 입는다고 해도 그들이 이미 갖고 있는 저 각인된 이미지는 그들에게는 커다란 자산이고 거대한 짐이다. 어떤 연기를 해도 관객들은 라이언 레이놀스에게서 데드풀을 본다. 이 6언더그라운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조금 입을 턴다싶으면 데드풀이 연상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최대의 제작비를 투자한 6언더그라운드가 이 정도의 퍼포먼스 밖에 낼 수 없었다는 점은 좀 서글프지만, 혹시 6언더그라운드 2를 계획한다면 사이즈는 조금 줄이고, OTT의 특성을 감안해서 좀 더 정교한 연출과 전개를 기대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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