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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퀄라이저 2, 두 종류의 고통이 있다

by 무엇이든 읽음 2021.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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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형님의 옆모습. 이제 3편은 없을 것 같다

아픔을 느끼는 고통과 변화를 만들어내는 고통

덴젤 워싱턴의 로버트는 푸근하고 친절한 옆집 아저씨 같은 모습을 보이지만, 근접전에서 멋진 액션을 보여주면서 소녀 콜걸(테리)을 2014년에 구해냈다. 그리고 2018년, 친구를 죽인 자들을 처단하기 위해서 2편으로 돌아왔다. 로버트가 명대사들을 남기는데, 이번에는 '고통에는 두 종류가 있다'며 명언을 남긴다. 하나는 아픔을 느끼는 고통, 이것은 pain이다. 통증만 남기는 고통, 즉 아픔이다. 다른 하나는 '변화를 만들어내는 고통'. 이것 역시 아프기는 마찬가지일 것이지만, 그로 인해 사람을 움직이게 만든다.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도 있는 고통이다. 이런 종류의 고통은 사람을 성장시킨다. 회사에서 해고당하는 것은 고통이다. 그러나 그 고통을 계기로, 고용되지 않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사업체를 만들어낸다면, 그 해고는 그 사람을 성장시키는 고통이다. 사기를 당하는 것은 고통이다. 전재산을 날려버리는 것은 돈만 없어진 것이 아니다. 그 돈으로 시도해보고 도전해 볼 수 있었던 기회들이 사라진 것이고, 그 돈을 모을 때까지의 시간이 사라진 것이다. 이런 고통에 좌절하고만 있다면 아픔만 주는 고통이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더 다양한 방법으로 더 빠르게 재산을 불려 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고, 공부하고, 시도하게 되었다면 이 고통은 결국 그 사람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고통이 되는 것이다. 로버트가 영화의 처음에 등장해서 한 대사에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퀄라이저'는 불균형 상태를 바로잡아주는 사람이었는데, 어딜 간 걸까?

'더 이퀄라이저' 1편에서 로버트의 역할은 트라우마에 고통을 받지만, 평범한 은퇴한 아저씨로 주변에 따뜻한 사람이었다. 과거를 숨기고 조용히 살아가지만, 어느 날 친해지게 된 소녀(테리, 클레어 모레츠)를 구하기 위하기 위해서 분노하는, 힘의 균형을 잡아주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더 이퀄라이저 2'에서는 이퀄라이저의 모습보다는 복수심에 불타는 봉인이 해제된 전직 특수요원의 모습으로 그려져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복수를 해 가는 스토리보다, 화가를 꿈꾸는 마일스와의 관계를 조금 더 들여다보았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했다. 화가의 꿈이 있지만, 동네 양아치들의 손아귀에서 이리저리 휘둘리는 마일스를 양아치들 손에서 구해주는 정도로 끝내버리는 장면은 아쉬움이 있었다. 물론 악당들과 한바탕 전투를 벌이는 것만큼의 액션을 구현하는 것은 어려웠겠지만, 불균형의 상태를 해소해주는 이퀄라이저라면 복수보다는 힘의 불균형을 해소해주는, 자신과 관계가 깊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액션 키다리 아저씨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영화에 대한 생각은 이 정도로 하고, 명대사에 대한 생각을 아래에 적어본다.

균형을 잡아주었으면 더 좋았을걸...

비가 간절하다면, 진흙도 만져야 한다

When you pray for rain, you gotta deal with the mud too. 인터넷을 찾다 보니, 로버트의 명대사로 TV 시리즈에 나왔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인디언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는 속담을 알고 있다. 비가 내릴 때까지 계속해서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란다. 그렇게 기우제를 지내서 비가 오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땅은 진흙탕이 된다. 비를 기다린 이유가 물을 마시기 위해서였 건, 농사를 지내기 위해서였 건 내리는 비를 이용해서 뭔가를 해야 한다. 그러려면 어쩔 수 없이 진흙에 손을 넣어 만져야 한다. 손은 엉망이 되고, 손톱 밑에는 진흙이 끼어든다. 발은 논에 푹푹 박힌다. 비가 내리는 그 상태가 우리가 원하는 '결과'는 아니다. 비로 논에 물을 대고, 벼를 키워서 쌀을 수확하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최종의 결과다. 우리가 무언가를 바랄 때, 비가 온다고 해서 쌀이 자동으로 생겨나지는 않는다. 회사에서 승진을 하고 싶지만, 팀장 자리 TO가 나지 않는다. TO만 생기면 그 자리가 내 자리인 것만 같다. 그래서 언제 자리가 생기는지 계속 기다린다. 기다리기만 해서는 그 기회를 얻을 수 없다. 자신의 업무 포트폴리오를 다듬어야 한다. 업무 관련된 공부도 계속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상사들과 술자리도 가져야 하고, 체질이 아니라도 아부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런 행동들은 고통스럽다. 그러나 이런 고통들은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고통들이다. 비가 내릴 생각도 없는 메마른 하늘을 목이 부러져라 쳐다보면서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프기만 한 고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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